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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수학
ai 교과서? 본문
내년 2025년 3월부터 초등학교 3,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에 수학을 포함한 일부 과목에 ai 디지털 교과서(aidt)를 사용한다고 한다. 하지만 학부모, 교사 등 여론은 대체로 부정적인듯하다. 정부는 현재 수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 aidt에 관한 교사 연수, 교사 양성을 진행중이다. 교과서 프로토타입이 나온지는 시간이 꽤 흘렀고, 이제 어느정도 완성이 됐을 것이다. 즉, 이젠 그들의 피드백을 어느정도 수용할 수는 있지만 되돌리기에는 너무 늦어버린듯 하다.
반대 여론 중 "디지털"이라는 이유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학교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노트북이나 태블릿을 제공하고 이를 이용하여 수업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많은 기성세대들의 반감을 사고있다. 어쩌면 그들 대부분은 종이책으로 수업을 듣고, 공부를 했던 세대라 경험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있을 수 있다. 또 지금까지 학생들과 스마트폰이용등의 문제로 옥신각신했던 경험들을 토대로, 디지털기기를 쥐어주면 그들을 통제할 수 없게 될거라는 공포도 한 몫 할 것이라 생각한다. 또 누군가는 지능과 문해력의 약화 등을 이유로 들 수 있다. 대표적안 근거로 스웨덴은 디지털교과서에서 종이책으로 다시 되돌아간다고 한다. 실제로 스웨덴 학생들의 문해력이 낮아졌다는 결과가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러한 회귀에 정치적 의도가 다분히 포함되어 있었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문해력이 심각하게 저하가 되는지에 대해선 다양한 의견과 연구결과가 오가고있어 확실하게 말할 수 없는 부분인 듯 하다.
나는 종이책에서 디지털로의 변화는 막을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둘을 혼용할 수는 있겠지만, 디지털을 막을 수는 없다. 애초에 막는다는 표현도 맞는 표현인지 모르겠다. 문해력이 조금 낮아진다고 시대의 흐름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의 역할은, 디지털 교과서를 사용하는게 맞는지 틀린지를 판단하는것이 아니다. 그러기엔 이미 너무 늦었고, 세상과 기술은 빠르게 변하고 발전한다. 우리는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어 디지털 교과서를 어떻게하면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한다.
사범대학에서 심심찮게, 아니 거의 매 학기마다 듣는 키워드들이 있다. 아무리 수업에 집중을 안하고 학교생활을 소홀히했어도, 사범대학에 4년을 다니고 졸업한다면 과정중심, 창의력, 비판적사고, 자율성, 주도성, 공동체역량, 협력 등의 키워드를 들어봤을 것이다. 이제 졸업을 앞두고 있는 내게는 너무나 익숙한 단어들이다. 당장 2022교육과정 총론을 보더라도 저 단어들이 핵심 키워드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발표된 aidt의 내용을 보면, 저러한 가치들을 얼마나 충족시켰는지 모르겠다. 다른 교과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수학에 있어서 학생 맞춤형 수업이라 함은 학생들이 학습목표에 얼마나 달성했는지를 파악하고 어느정도까지 심화된 문제를 풀 수 있느냐 라고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다. 학습데이터를 활용하여 학생들의 수준을 파악하고, ai가 이에 맞는 학습자료를 제공한다는데, 난 이러한 교과서를 활용한 수업은 결국 학습목표만을 바라보는, 나아가 문제풀이만을 바라보는 수업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종이교과서와 aidt를 동시에 활용하면 창의력과 비판적사고는 언제 기를 수 있을까? 교과서란 본질적으로 학습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최소한의 도구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창의력, 비판적사고를 기르고 공동체역량을 함양하고 자율적으로 학습하는 능력을 갖기 위해서는 "능력있는"교사가, 교과서를 넘어서 다채로운 수업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aidt를 사용한다면 그럴 시간이 없을 것이란 우려가 크다. aidt를 활용하면 손쉽게 그래프를 그려주고, 도형을 이리저리 회전시키며 3d로 보여주고 게임을 통해 흥미를 유발한다는 등의 장점도 물론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으로 앞서 언급한 미래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제대로 함양할 수 있을거라 기대되지는 않는다. ai튜터에게 손쉽게 물어볼 수 있는 환경에서, 수학적 사고력이 과연 얼마나 길러질 수 있을까. 기술의 한계인지 모르겠으나 현재까지 나온 aidt에 관한 정보들을 보았을 때 아쉬움이 큰 것이 사실이다.
단순히 학생들이 문제를 얼마나 틀렸고, 틀린 개수에 따라 수준을 나누어 맞춤형 과제를 제공하는 것, 그리고 ai튜터를 활용하게 하는 것, 이것들을 내세우며 "세계최초의 ai를 활용한 디지털 교과서다!" 라고 자랑하는 모습이 낯부끄러웠다. 이 모습이 재수학원에서 학습 관리해주는 것이랑 무엇이 다른가. aidt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학생들의 학습 데이터를 수집하여 이것을 올바르게 이용해야 한다. 어느 부분을 학생들이 어려워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기본이고, 이를 활용한 문제를 제시하는 것도 기본이다. 넘어서서 오늘의 수업 내용을 통해 어떤 비판적 사고를 할 수 있을지, 어떤 활동을 해야 오늘 배운 내용을 토대로 학생들의 창의력을 기르고 협력을 도모할 수 있는지 등 다양한 수업 방향을 제시해야한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을 문제 잘푸는 기계로 만들 것이 아니라, 더 다양하고 다채로운 수업을 만들 수 있는 도구로 활용이 되어야 할 것 같다.
물론 이외에도 aidt의 도입에 불만인 점은 많다. 급하게 디지털교과서를 도입하는 만큼 잡음도 많고 교사가 통제하기도 힘들것이다. 또 20대 교사와 50대 교사는 극명하게, 이를 활용하는 능력도 다를것이다. 이러한 것들을 감안하더라도 내년에 어찌저찌 도입이 되는만큼, 교과서의 활용도라도 높게 출시가 되었으면 좋겠다. 영양가있는 학습 도구가 되었으면 좋겠다.